우리는 이제 막 누군가가 받게 될 불온한 수업을 참관하려는 중입니다. 이 광활한 페다고지 안에는 기이한 대화로 채워진 부조리극이, 이데올로기를 향한 폭로가, 처세술을 의태한 대항 전술과 자유주의의 역설이 뒤섞여 있습니다. 스물여섯의 현규는 나쁜 교육을 통해 점차 한국인이 되어 갑니다. 동시에 자신을 내보이며 외부를 반영하는 투명한 스크린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전도된 자기계발서이자 자기반영적 픽션의 끝에서 우리는 현규와 겹쳐지는 자신의 얼굴을 발견하게 됩니다.